
이런 분이라면 더 재밌게 읽을 수 있어요.
전기차가 점점 더 거칠고 강인한 인상으로 바뀌는 이유가 궁금한 분
단종됐던 프리랜더가 왜 지금 다시 나왔는지 궁금한 분
전기차인데 왜 오프로더처럼 생겼는지 궁금했던 분
2021년, JLR(재규어 랜드로버)가 하우스 오브 브랜드 전략으로 전환하면서 레인지로버·디펜더·디스커버리를 각각의 독자적인 브랜드로 키우기 시작했어요. 그리고 그 흐름 속에서, 랜드로버 최초의 컴팩트 SUV였던 프리랜더(Freelander)가 '컨셉97 (Concept 97)'을 통해 처음 모습을 드러냈어요. 2014년 단종 이후, 이번엔 JLR과 체리(Chery)의 합작으로 만들어진 독립 전동화 브랜드의 첫 모델이에요. 프리랜더는 원래 컴팩트 SUV였지만, 이번 모델은 전장 5.1m가 넘는 대형급으로 돌아온 점도 눈에 띄어요.

전기차는 원래 매끈하고 조용하게 디자인될 줄 알았죠. 미니멀하고, 공기저항이 낮을 것 같은 형태요. 그런데 요즘은 꼭 그렇지 않아요. 오히려 반대로 가는 차들이 눈에 들어와요. 더 네모나고, 더 높고, 더 거칠어요. 새 프리랜더의 첫 모델도 그 흐름 한가운데 있어요. 중국에서 공개된 6인승 대형 오프로드 SUV로 우선 중국 시장에 출시된 후 글로벌 시장으로 순차 확대될 예정이에요.
체리의 T1X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800V 고전압 시스템을 갖췄고 순수 전기차(BEV),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주행거리 연장형(EREV) 파워트레인을 모두 지원한다고 해요. 재밌는 건, 전동화 이야기를 하면서도 프리랜더는 “험하게 써도 될 것 같은 차”처럼 보인다는 점이에요. 각진 차체, 높은 지상고, 4x4 정체성을 전면에 둔 설명. 전동화 파워트레인을 품고 있으면서도, 디자인은 여전히 바깥을 향해 있어요.



왜 그럴까요? 전동화가 주류로 자리 잡을수록 오히려 차들은 더 거칠고 강해 보이는 쪽으로 가고 있어요. 이유는 단순해요. 기술만으로는 사람을 설득하기 어렵기 때문이에요. 배터리, 전압, 주행거리, 효율. 물론 중요하죠. 그런데 그런 숫자만으로는 차를 꿈꾸게 만들기 어려워요. 그래서 브랜드는 전기차에 다른 약속을 덧붙여요. 자유로운 이동, 더 넓은 활동 반경, 어디든 갈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 그 약속을 오프로더의 모습으로 보여주는 거죠.
프리랜더가 보여주는 것도 그 전략이에요. 전기차라고 해서 꼭 미래 도시의 오브젝트처럼 보여야 하는 건 아니라는 것. 오히려 더 단단하고 믿음직해 보이는 차일수록 전동화에 대한 거부감이 줄어드는 사람들도 있어요. 너무 낯선 기술일수록, 디자인은 낯익은 쪽을 택하는 거죠.

다만 여기에는 질문도 따라와요. 정말 험로를 달릴 차라서 그렇게 생긴 걸까요? 아니면 험로를 달릴 것 같은 기분을 팔기 위해 그렇게 생긴 걸까요? 사실 시장에서는 둘 다 중요하죠. 차는 언제나 기능과 환상을 같이 팔았으니까요. 다만 전동화 시대엔 그 비율이 달라진 것 같아요. 기술이 평준화될수록, 그 기술을 어떤 이미지에 담느냐가 차이를 만들어요.
프리랜더는 “전기차는 이렇게 생겨야 한다”는 오래된 공식을 슬쩍 밀어내요. 더 조용한 파워트레인을 넣고도 더 거친 디자인을 고를 수 있다는 것, 그게 이 차가 던지는 메시지예요. 전기차도 팔릴 때는 배터리 스펙만으로 팔리지 않아요. 사람들이 그 차에서 어떤 삶을 상상하게 되느냐가 먼저거든요.
에디터 한줄평
이게 정말 '프리랜더'다운 귀환인지는 잘 모르겠어요.